심폐소생술 거부 - Charley Brindley 2 стр.


그의 뒤에 있는 누군가가 비웃었다.

그래, 나도 알아. 크래머는 축구팀에서 가장 힘이 센 선수라는걸.

크래머는 웃으며 땅으로 몸을 굽혀 손으로 자세를 잡았다. 나는 엠버에게 내 책들을 맡기고 그의 옆에서 자세를 잡았다. 우리는 동시에 시작했다. 열 번의 팔굽혀펴기를 한 후부터 나는 큰 소리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우리가 열다섯 번째로 팔굽혀펴기를 했을 때부터 그 아이가 조금 뒤처졌다. 다른 아이들이 크래머를 응원했다.

서른 번째에 내가 제안했다.

“이제부터 한 손으로 하는거야.”

“뭐?”

나는 내 왼손을 등 뒤에 붙이고 계속했다. 크래머도 한 손으로 팔굽혀펴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가 서른다섯 번째로 팔굽혀펴기를 하자마자 그의 가슴이 땅에 부딪혔다. 나는 계속해서 내 오른팔로 거뜬하게 팔굽혀펴기를 계속했다.

“사십.” 내가 말한 후 일어서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가 내 손을 쳐냈다.

“이게 끝이 아니야.”

“오, 이젠 뭐가 있는데?”

“너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나는 엠버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녀도 나를 따라 했다.

“조심해.” 그녀가 입 모양으로 말한 후 나에게 웃어 보이며 책을 돌려주었다.

종이 울렸다. 크래머가 쿵쿵거리며 걸어갔고 그 뒤로 엠버와 그의 친구들이 뒤따라갔다.

* * * * *

역사 수업 시간에 나는 평상시대로 교실 뒤편의 의자에 앉았다. 이상한 광경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마치 깨어있어도 꿈을 꾸는 듯했다.

정글 숲속의 전쟁…. 열대 우림 사이를 넓게 흐르는 강물…. 사막 안의 오아시스…. 스키를 타는 장면….

그것은 마치 긴 영화를 빠른 속도로 틀어 놓은 것 같았다.

연기 자욱한 술집…. 기타 음악 소리…. 내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브린들리?”

나는 교실 앞에 서서 나를 부르는 애덤스 선생님을 올려다보았다. 모든 학생이 나를 보고 있었고, 몇몇은 웃고 있었다. 아마 내가 의자에 푹 내려앉아서 항상 그랬던 것처럼 아무 말도 못 할 그거로 생각할 테지.

“네, 선생님?” 내가 말했다.

“기원전 216년에 알프스산맥을 넘어서 로마를 공격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어.”

그건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그녀는 지금 진지하게 말하는 걸까? 나는 선생님을 지그시바라보았다.

“그럴 줄 알았지.” 애덤스 선생님이 말했다. “질문의 답을 아는 사람?”

몇 명의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한니발입니다.” 내가 대답했다. 그리고는 팔짱을 꼈다.

“뭐라고 했니?” 선생님께서 물었다.

“한니발은 39마리의 전투 코끼리와 2만 6천 명의 보병들을 이끌고 갔어요.” 나는 이어서 말했다. “군대는 기병 만기와 1만 6천 명의 보병들로 나뉘었지요. 아마 몇백 명의 군무원들도 있었을 거예요. 코끼리 대부분은 산맥의 높은 고도의 추위로 죽었어요.”

나는 주위의 학생들을 둘러보았다. 엠버와 손을 들고 있던 다른 아이들이 너무 놀라 입이 딱 벌어졌다.

“또한, 그는 만 명의 병력들을 잃었죠.”

나는 내 노란색 연필을 집어 들고 손가락으로 돌렸다.

한니발이 이탈리에서 세 번째 전투를 벌인 호수의 이름이 뭐였더라? 나는 이것을 알아내야만 해. 알프스산맥의 사진이 떠올랐다.

추크슈피체! 바이에른에서 가장 높은 산.

나는 창밖의 느릅나무가 바람에 흔들거리는 것을 흘끗 바라보았다.

저기 봉우리에 도금한 십자가가 있네. 카빌리스와 내가 저기를 올랐었는데. 잠깐만, 언제였지? 그리고 카빌리스는 또 누구야?

“그 내용은 교과서에 없어.” 애덤스 선생님이 그녀의 풍만한 가슴 앞에 마주한 역사책을 들고 나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뭐라고요?”

“추위 때문에 코끼리들이 죽었다는 것 말이야.”

“하지만 그건 사실이에요.”

“나도 안다, 하지만 교과서에는 나와 있지 않다고.”

“아.”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니?”

“그게, 저는 도서관에서 읽었던 것 같아요.”

“언제부터 도서관에 다녔니?”

“그러니까…. 점심시간에요. 아마 레비 아니면 헤로도토스 책에서 봤을 거예요.”

“음…. 그러니까 네가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대해서 읽었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프스산맥을 넘은 후에 한니발이 첫 번째 전쟁을 어디에서 벌였지?”

“트레비아강입니다.”

“두 번째 전투는?”

“티치노강이요.”

그녀는 역사책을 열고 종이쪽지로 끼워져 표시된 페이지의 문장들을 훑어보았다. “그가 이탈리아에서 치른 가장 큰 전투는 뭐였지?”

“칸나이 전투입니다. 하루에 오만 명의 로마군이 전사했어요.”

“맞았어.” 그녀는 책에서 눈을 떼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래, 사실이야.” 그녀는 교실 앞으로 가기 위해서 몸을 돌렸지만, 다른 아이들은 여전히 나를 보고 있었다.

바이베른. 내가 언제 바이베른에 있었던걸까? 카빌리스와 함께. 우리는 그해 여름에 스키 타는 법을 배웠어. 그는 미국 공군의 기술 하사였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그는 독일어와 러시아어에 유창했어. 나는 공군 상사였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학생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교실 밖으로 나갔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일 수 없었다. 내 머리가 강력한 압박감에 의해서 아팠다. 너무 많은 것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다. 토네이도 안에 있는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찰리.”

나는 급히 머리를 들어 올렸다. 애덤스 선생님이 나를 보며 서 있었다.

“네, 선생님.”

“수업이 끝났다.”

“네, 알겠어요.”

나는 책들을 모아서 들고 일어났고, 꿈속에서 걷는 듯했다. 나는 넋이 나가서 멍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복도에서 나는 아이들을 모른 체했지만, 그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기계적으로 사물함으로 가서 점심을 꺼내어 들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관중석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나는 팻시와 장애가 있는 소녀를 보았다. 나는 경기장 안에서 그들이 있는 쪽으로 갔다.

“내가 함께 앉아도 되겠니?” 내가 물었다. 그들은 눈을 휘둥그레져서 나를 쳐다보았다.

“아…. 물론이지.” 팻시가 말했다.

나는 앉아서 내 샌드위치를 보았다. 두 소녀는 먹지도 말을 하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나를 보았다.

“무슨 샌드위치를 싸 왔니?” 내가 물었다.

소녀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땅콩버터하고 젤리 샌드위치야.” 팻시가 말했다.

“내 것도 같아.” 다른 소녀가 대답했다.

“나는 달걀 프라이 샌드위치를 가져왔어. 우리 엄마는 항상 내 샌드위치를 두 조각의 삼각형 모양으로 잘라주셔. 내 생각엔 이등변 삼각형인 것 같은데.”

이것이 내가 처음으로 여자아이에게, 아니, 이 학교에서 또래의 아이에게 말을 거는 것이었다. 두 소녀가 키득거렸다.

“나누어 먹을래?” 나는 내 샌드위치 절반을 들어 올렸다.

“물론이야.”

우리는 서로의 샌드위치 하나를 교환했다.

“네 이름은 뭐니?” 내가 물었다.

“멜로디.”

“멜로디, 마치 노래에서 멜로디처럼?”

“맞아. 우리 엄마는 가수셨어.”

“정말이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달걀 샌드위치를 베어 물었다.

“이거 맛있다.” 그녀가 빵을 들어 보였다. “너희 어머니께서 마요네즈하고 소금, 후추를 넣으셨어.”

“너는 찰리 브린들리지?” 팻시가 물었다.

“응. 우리 엄마는 나를 ‘찰리 아이’라고 불러. 너는 팻시 맥카시이지?”

“내 생각엔 내가 너무 뚱뚱해서 모두가 나를 아는 것 같아.”

“나는 너와 같은 과학 수업을 같이 듣기 때문에 널 알고 있어. 책을 많이 읽니?”

“응, 난 책 읽는 걸 굉장히 좋아해.”

“나도 그래.” 내가 말했다. “이 포도 젤리 매우 달콤하네. 정말 좋아.”

내 머리가 윙윙거리며 따뜻해지는 듯했다. 머릿속이 기억들로 채워지면서 매우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불안하기도 했다.

이 장면들은 다 어디에서 나오는 거야? 항상 내 기억 속에 있었는데 내가 찾지 못했던 것일까?

“너의 마음은 추억들로 가득하니?” 내가 멜로디에게 물었다.

“그럼.” 그녀가 말했다. “내가 두 살이었을 때 즈음부터 모두 다 기억해. 그전에는 아무것도 기억 안 나지만.”

“나도 그래.” 팻시가 말했다. “나는 왜 우리가 아기였을 때는 기억을 못 하는지 궁금해.”

나의 기억들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서 오는 것 같았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너희들은 미래의 너 자신에게서 오는 기억들이 있니?” 내가 물었다.

“나는 공상을 많이 해.” 팻시가 말했다. “고등학교 이후에 하고 싶은 일들에 관해서 말이야.”

“우리 이제 가야겠다. 수업 시간이 거의 다 됐어.” 멜로디가 말했다.

우리는 학교 건물 쪽으로 함께 걸어갔는데, 멜로디의 다리 보호대 때문에 걸음을 맞추어 천천히 걸었다. 우리는 곧 학교 건물 안에서 ‘뚱뚱한 팻시’ 합창단을 마주쳤다.

“얘들아,” 나는 두 소녀에게 속삭였다. “저 아이들에게 복수해주자.”

나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해주었다. 두 소녀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엠버와 저스틴이 나무에 앉아서” 우리가 노래를 시작했다. “키스를-하고-있대요. 사랑이 시작되고 그다음엔 결혼, 그리고 엠버는 유모차를 끌고 오지요.”

이것은 어릴 적에 부르던 우스꽝스러운 동요였지만, 우리가 바라던 대로 효과가 있었다. 몇 명의 아이들이 웃고 있었다.

엠버는 잠깐 얼이 빠져버렸다. “뚱뚱한….”

그때 우리가 다시 키스 노래를 그 네 명의 아이들보다 먼저 불렀다.

엠버는 노래를 멈추고 말을 삼켰다. 그리고는 뒤돌아서 급히 자리를 떠났다.그녀의 세 친구들이 그 뒤를 따라갔다.

“잘했어!” 내가 팻시와 멜로디에게 말했다.

“기분이 정말 좋더라.” 팻시가 말했다.

“맞아, 정말이야.” 나도 동의했다. “내일 점심 같이 먹을래?”

“무조건이지.” 두 소녀가 입을 모아 대답했다.

* * * * *

오늘의 마지막 수업은 체육이었다. 나는 체육 수업을 정말 싫어했다. 내 키는 거의 6피트였고, 힘이 셌으며, 농장에서 일을 했기에 근육이 잘 발달했다. 그렇지만 나는 이 힘을 어디에다 써야 할지 몰랐다. 때때로 나는 트랙 위를 달리거나, 손을 위로 들어 올리며 점프하는 운동을 하곤 했다. 운동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다. 이번에는 우리는 농구를 연습하려 체육관에 갔다. 나는 관중석에 앉아서 여전히 한꺼번에 밀려오는 생각들을 정리하려고 노력 중이었다. 내 머릿속에서 나는 정글 한가운데 있었고, 전쟁 중이었는데 제2차 세계대전은 아니었다. 그 전쟁은 최근에 종전되었기에. 이 장면은 내가 시사 영화에서 보던 것과는 영 달랐다. 우선 전투복이 달랐다. 몇몇 군인들은 방탄조끼를 녹색 티셔츠 위에 입고, 바지를 입고 있었다. 무기들 또한 달랐는데 그들은, 또는 우리는, 중량이 있는 M-1 라이플총이 아니라 더 작고 가벼운 총을 들고 있었다.

M-16s!

항공기 한 대가 정글 숲의 나무 위를 지나서 날아갔다. 매우 빨랐다. 그것은 우리 적군의 자리에 네이팜탄을 떨어트렸다.

항공기는 해군 F-4 전투 제트기이다.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브린들리!” 제임슨 코치님이 소리쳤다. “우리와 함께 경기할 건가?”

“네, 알겠습니다.” 나는 벌떡 일어서서 경기장 위로 달려갔다.

코치님은 좋은 사람이었다. 비록 내가 이상하고 어설펐지만 나를 보통 아이처럼 대해주었다. 코치님은 나에게 농구공을 던졌다. 나는 그것을 받아서 손으로 돌렸다.

난 전에도 이것을 해본 적이 있어. 어디서였지? 그리고 언제였을까? 베트남…. 다낭이었지. 뭐라는거야?

나는 공을 몇번 돌린 후에 드리블을 했다. 크래머가 내 앞으로 와서 섰다. 나는 공을 튕기면서 그의 눈을 보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공을 낚아채 가려고 했다. 그때 나는 옆으로 비켜섰다. 그는 내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따라왔다. 나는 계속해서 공을 드리블하며 오른쪽으로 갈 것처럼 그를 속인 후에 왼쪽으로 움직였다. 그가 균형을 잃었고 나는 점프 슛을 쏘았다. 공이 농구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모든 사람들이 멈추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나는 다시 공을 가지러 뛰어간 후에 드리블하며 농구 골대에서 조금 멀리 갔다가 뒤돌아서 또 한 번 더 점프슛을 던졌다. 완벽했다. 크래머가 공을 향해 달려가더니 미드코트 안으로 들어오도록 공을 드리블했다. 나는 그에게 달려갔다. 그가 미소를 짓더니 농구 골대가 있는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농구공이 그에게서 멀리 튕겨가도록 친 다음에 두 명의 선수들을 따돌리며 드리블을 하다 레이업 슛을 했다.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이 아래로 떨어지자 나는 다시 공을 잡아서 다른 선수에게 패스했다.

흙으로 된 경기장 위에서, 베트남 군사 가지에서 농구를 하고 있다. 날씨가 매우 더웠다. 카빌리스와 나는 전투용 바지를 잘라서 반바지로 입었다. 경기장의 여섯 명의 미군 병사들. 우리 셋은 정규 복장인 녹색 티셔츠를 벗어서 옆에다 던져두었다. 셔츠를 입은 팀과 웃통을 벗은 팀, 우리는 두 팀을 그렇게 불렀다.

내가 공을 패스해 준 소년이 드리블하다가 점프슛을 쏘았지만, 빗나갔다.

나는 다시 튀어 오르는 공을 잡아서 한 손으로 공을 던져 백보드에 튕겼다. 공은 골대를 빙 돌더니 안으로 들어갔다.

해병대 사령관은 우리에게 2주간의 휴가를 주었다. 카빌리스와 나는 방콕에 갔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났다….

크래머는 그의 무릎을 구부리고 공을 들어 올려서 점프 슛을 던졌다. 그가 공을 던지자마자 나는 뛰어서 공중에 있는 공을 가로채었고, 드리블하며 그가 시도한 슛을 던졌다. 우리는 30분간 열심히 경기를 했다. 다른 선수들은 하나둘 지쳐서 바닥에 앉아 숨을 돌렸다. 크래머는 계속해서 내게서 공을 뺏으려고 따라다녔다.

나는 골대 쪽으로 달려가서 공을 튕겼다. 그가 뒤에서 내게 발을 걸었다. 나는 심하게 넘어졌지만, 공은 놓치치 않았다.

총소리, 박격포가 우리 주변에서 폭발하고 있었다.

나는 내 팔로 공을 들고 일어섰다.

우리는 정글 속에서 외부로부터 단절되어있었고, 나는 군의관이었기에 다친 군인들을 돕고 있었다. 정글 속 빈터의 변두리에서 더 많은 발포가 쏘아져 나오고 있었고, 카빌리스는 심하게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브린들리! 자, 간다.” 크래머가 말했다. 그는 내 손에 있는 공을 친 후에 가져가려고 했다. 나는 공을 내 등 뒤로 보내서 다른 손으로 잡았다.

우리는 밤새도록 베트콩들과 싸웠고, 우리 중 세 명이 목숨을 잃었고 여섯 명이 부상 당했어. 카빌리스는 어떻게 된 걸까?

나는 크래머에게 공을 던진 후 관중석 쪽으로 가서 손으로 나의 머리를 감싸고 앉았다. “찰리.” 코치님이 내 옆에 앉았다. “너 괜찮니?”

아니요. 저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네, 저는 괜찮아요.”

“존슨”, 코치님이 말했다. “그 운동용 패드를 가져와. 내 생각엔 찰 리가 몇 분 정도 누워있어야 할 것 같아.”

패드? 아이패드! 병실 안에 있었던 그 파란 옷을 입은 의사가 헛간 안의 다락에 아이패드가 있다고 했었어.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학교가 끝났다.

“정말로 괜찮은 거니?”

“전 괜찮아요, 코치님.” 내가 일어섰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그냥…. 스페인어 과제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나는 인도 위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내 생각들을 정리해 보려고 노력했다.

이상한 게 너무 많아. 병실의 하늘색 옷을 입은 어떤 남자. 그가 나에게 둥그런 헛간 안의 다락에 아이패드가 있다고 말했었어. 아이패드는 컴퓨터잖아. 잠깐, 컴퓨터가 무엇이지?

누군가가 내 뒤로 와서 서 있었다. 나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크래머였다.

나는 이 애가 줄을 서는 자리를 두고 내게 시비를 걸기를 바래. 이번에는 그가 땅바닥 위로 넘어지게 될 거야.

“너 농구를 어디서 배웠니?”

해병대에서, 라고 말하고 싶었다. 잠깐만, 나는 공군의 상사였어. 내가 어떻게 해병대에 들어갔으며, 그리고 베트남? 베트남이 대체 어디야? 아, 그래, 동남아시아.

“그러니까, 나에겐 네 명의 형제가 있거든. 우리는 뒷 마당에서 공놀이를 자주 하곤 해서.”

“너 팀에서 뛸 거니?”

“잘 모르겠어.”

나는 팻시와 멜로디가 학교 건물에서 양쪽으로 되어있는 문을 열고 나오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 아이들을 향해서 손을 흔들었다. 그들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 답인사를 했다. 크래머가 그쪽으로 돌아보았다. “너의 친구들이니?” 그의 표정은 무언가 썩은 냄새를 맡은 듯 했다.

“응, 내 친구들이야.” 내가 말했다. 나는 여자아이들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네가 이 자리에 줄을 서도 돼.” 나는 뒤에 있는 그에게 어깨 너머로 말했다.

“어이,” 팻시가 말했다.

“안녕. 너희들은 몇 번 버스를 타니?”

“음, 3번.” 멜로디가 대답했다. “하지만 우린 집에 걸어서 가.”

“얼마나 먼데?”

“2마일 정도.”

“오래 걸어가야 하잖아.”

“저 버스를 타고 가는 것보단 나아.” 팻시가 말했다.

나는 3번 버스가 멈출 만한 자리를 바라보았다. 엠버가 줄을 서서 헨리 위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추측 해 볼게.” 내가 말했다. “엠버와 그녀의 패거리가 버스에서 너에게 그 노래를 부르는거지?”

팻시가 끄덕였다. 네 대의 학교 버스가 멈춰 섰고, 아이들이 올라타기 시작했다.

“난 이제 집에 가서 집안일을 도와드려야겠다.” 내가 말했다.

“내일 점심시간에 약속 잊지 마.” 멜로디가 말했다.

“물론이지. 내일 관중석에서 보자.”

* * * * *

나는 부엌에서 저녁을 만들고 계신 어머니를 발견했다. 나는 어머니의 뺨에 입을 맞췄다. “오늘 학교 어땠니?”

“좋았어요, 아주 좋았어요.”

“정말이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집안일을 시작할게요. 오늘 밤에는 해야 할 과제가 많아요.” “난 네가 숙제하는 걸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흥미로운 과제를 받았거든요. 역사하고 시요.”

어머니께서 나를 잠깐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셨다. “달걀을 모아서 가져다주겠니?”

“물론이죠.”

나는 달걀 바구니를 들고 밖으로 향했다. 현관 계단에서 멈추어 서서 뒤뜰 건너편, 빨랫줄 너머로 블랙스미스 상점 쪽을 보았다. 거기에 헛간이 있었다. 그곳은 매우 컸는데, 아버지가 겨울을 나기 위해서 많은 양의 건초를 보관해놓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헛간과는 생김새가 달랐는데, 둥그런 모양이었다.

그 푸른 옷을 입은 의사는 대체 어떻게 이 둥근 모양의 헛간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저 안의 다락에 정말로 아이패드가 있다면….? 갑자기 모든 것들이 더욱 이상하게 느껴졌다.

나는 헛간 안에 있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와. 정말 많은 건초군.

나는 커다란 다락 안을 둘러보았다.

물론 나에게 단서를 남겨두었겠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절대 찾지 못할 테니까.

오래된 장비들 여러 개가 벽면에 걸려있었다. 사방엔 거미줄이 있었다.

아마 수십 년 동안 이곳에서 거미들이 많은 일을 했나 보군.

오래된 등유 램프와 부러진 가로대, 가죽 노새 목줄 사이로 지푸라기가 채워져 있었다. 이곳에 있는 모든 것들이 먼지와 거미줄로 뒤덮여 있었다.

잠깐만.

나는 건초 더미를 지나서 등불이 놓여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등불은 완벽하게 깔끔했다. 먼지도 거미줄도 전혀 없었다.

이 등불은 여기에 둔 지 얼마 안 된 게 분명해. 등불로 길을 비추려고 한 걸까?

나는 마룻장이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건초를 치웠다. 그곳에 적당한 크기의 판지로 된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상자가 두 개 더 있었다. 첫 번째 상자 안에서 아이패드를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어리둥절해져서 등을 벽에 기대고 앉았다. 병원에 있던 그 사람이 내가 이곳에서 컴퓨터를 찾게 될 거라고 했어.

그래서 그건 꿈이었을까?

나는 죽어가던 일흔 아홉의 노인이었다. 그 남자는 내가 열네 살 때의 집으로 돌아오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나의 몸은 십 대의 소년이었지만 일흔 아홉의 노인이 겪었던 경험들과 기억들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것은 터무니없는 환각이지만 매우 정교해.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억 속에서 모든 세부 사항들이 다시 재현되었다.

는 케이틀리온이 빅맥 버거를 사 오기 전에 죽었었다. 그게 아마 실제로 일어난 일일 것이다. 그 후에 이것은 다 뭐지? 사후세계인가? 아니다. 나는 그런 바보 같은 것을 믿지 않는다. 나는 그때 병실 침대에 누워있었고, 수많은 관들과 선들이 연결되어 있었다. 제기랄. ‘심폐소생술 금지’라고! 이것을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법적 서류에 서명한 게 무슨 소용인가? 내 이마에 문신이라도 해놨어야 했어.

내 신체는 죽었지만, 이 사람들은 내 정맥을 통해서 빌어먹을 생명 유지를 위한 망할 약품들을 퍼붓고 있어. 나의 뇌는 살아있지만, 진통제로 각성되어 있고. 내 정신은 죽어버린 신체를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나는 뭐라도 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즐겁게 하려고 이런 정교한 공상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건가? 사람에게는 두 가지의 정신이 있다. 의식과 잠재의식. 우리가 잠을 잘 때는 잠재의식이 우리를 장악해서 혼수상태에 있는 우리의 의식으로 꿈을 공급한다.

지금의 나는 잠재의식 속에 있고, 고등학교 시절을 다시 사는 이 우스운 게임을 하고 있다.

대체 이것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는 걸까?

케이틀리온이 맥도날드에서 다시 올 때까지? 그러면 그녀는 내 생명 연장 장치의 전원을 꺼달라고 의료진들에게 말할 것이다. 그녀는 내가 식물처럼 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는 걸 아주 잘 안다. 그러면 나에게는 얼마간의 시간이 남아있지?

이 곳 나의 공상 속에서 시간은 문제가 아닐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의료진이 내 생명 연장 장치의 전원을 끄게 될 때 그것을 알아채지도 못할 것이다.

그 일이 일어날 때까지, 나는 이 작은 환상을 즐기려고 한다.

나는 아이패드를 케이스에서 꺼내어 화면을 두드렸다.

오, 이런. 비밀번호. 그 남자는 나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

아마 ‘지시 사항’ 폴더 안에 적혀 있을 것이지만, 비밀번호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그 폴더를 열어볼 수가 없다.

화면의 오른쪽 아래 모서리에 스타일을 더한 지문 모양이 보였다.

이것인가?

나는 멜빵바지에 손을 닦은 후에 엄지손가락으로 그 아이콘을 눌렀다.

됐다!

‘안녕, 찰리.’

그들은- 혹은 나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생각해보았다.

나는 ‘지시 사항’ 폴더로 들어가서 다시 ‘지시 사항’이라는 파일을 열었다.

이것은 못 찾는 게 더 어렵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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